맥주에서 취미까지, 눈에 띄는 국내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3

 

정기구독 어디까지?

두번째가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제 첫 번째 창업 아이템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정기구독 서비스)’였습니다. 홍보대행사에서 인턴을 하며, 인스턴트 음식과 믹스커피를 많이 마셨는데 6개월이라는 시간동안 몸이 많이 상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죠. 그래서 직장인들이 일을 하며 조금이라도 건강한 주전부리를 챙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정기구독 서비스로 발전시켜 ‘잇티박스’라는 서비스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한달에 한 번 정기구독 형태로 박스가 배송되고, 박스안에는 속에 덜 부담 되는 간식류와 마시는 차 종류 그리고 함께 읽을만한 콘텐츠들이 담겨있었습니다. 첫달 페이스북을 통한 입소문으로 200여개의 상자가 판매되었고 그렇게 6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미숙한 운영과 비즈니스 모델이 부실해 오랫동안 서비스를 이어나갈 수 없었지만, 이후로도 정기구독 서비스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도 연구아닌 연구를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국내 면도기 제조업체인 도루코가 미국의 유명한 면도용품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달러쉐이브클럽’의 지분 매각으로 580억원이 넘는 수익을 얻은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됐었는데요. 그만큼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아이템들이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형태로 유통되고 있고, 안정된 비즈니스 모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먼저 시작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이고, 초기에는 뷰티 아이템들을 통한 활동이 많았었는데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다양한 아이템들을 정기구독 형태로 만나볼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국내에서 눈에 띄는 정기구독 서비스, 서비스크립션 커머스들을 정리해볼까 합니다. (*꾸까 등 잘 알려진 서비스는 제외함)

 

1.수입, 크래프트 맥주를 집에서? ‘벨루가’

얼마전 더부스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죠. 국내에서 생산되는 수제맥주가 흔치 않은 상황에서 탄생했고,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기에 해당 사건은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어제 더부스 삼성점에 일이 있어 갔었는데, 여전히 사람들은 많았습니다만) 더부스의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수제맥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였는데요. 과거에는 대기업 중심으로 소품종 유통되던 맥주시장이 이제는 수입맥주는 물론이고 크래프트 맥주들을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마트나 편의점은 물론이고 더부스나 생활맥주는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접점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고요.

그러다 얼마전, 벨루가브루어리가 수입/크래프트 맥주를 정기배달해주는 ‘벨루가’를 런칭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벨루가’는 전문 비어 마스터가 추천하는 색다른 맥주들을 매월 2,4째주 수요일마다 안주와 함께 배달해주는 서비스죠. 맥주는 2종의 다른 맥주 2병씩 4병이 배달된다고 하니 정기구독을 신청하며 한 달에 총 8병의 맥주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제가 서비스를 알게된 시점(6월 2째 주)에는 이미 6월 멤버십 모집이 마감되었고 6월 19일부터 7월 멤버십이 시작된다는 공지가 나와있는 상태였는데요!

 

페이스북을 통해 확인해보니 6월 패키지에는 BrewDog KOREA의 Elvis Juice와 대나무의 도시에 있는 담주브로이의 Bamboo Weizen와 함께 사이드스낵 2종, 맥주도감과 스페셜(?)용품이 함께 담겨있었습니다. 배달되는 맥주에 대한 도감을 함께 배달해준다는 점이 좋았는데, 도감을 모으는 재미도 쏠쏠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ㅎㅎ 가장 중요한 가격을 살펴보니, 1달 8병 + 사이드 스낵에 60,000원 3달 24병 + 사이드 스낵에 170,000원, 6달 48명 + 사이드스낵에 330,000원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배달지역의 경우 서울/위례/성남/판교/분당이었고 위의 지역이 아닌 이상 멤버십 가입은 불가능했습니다. 회사로 배달시키는 방법도 있어서..저는 역삼으로 7월달 박스를 신청해볼까 생각중이네요 🙂

벨루가 바로가기

 

2.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 ‘하비인더박스’

두번째로 소개드릴 서비스는 매달, 색다른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비인더박스’입니다. 90년대생 친구 둘이 창업한 서비스로 모두가 일상속에서 취미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곳이죠. 하비인더박스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서비스를 알렸는데요. 300만원을 목표로 했었는데 총 350명이 1,200만원을 후원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았다는 뜻이죠. 최근 혼밥, 혼술 등 1인 문화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자신만의 ‘시간’을 의미있고 가치있게 보내고자 하는 욕구 또한 많아지고 있는데요. 취미라는 키워드 역시 이런 흐름에 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비인더박스는 이런 흐름에 맞춰 매달 새로운 취미를 맛볼 수 있는 키트를 제공해주고요.

 

지금까지 총 9개의 키트가 배송되었는데, 클레이아트 만들기, 바크초콜릿 만들기, 테라리움 만들기, 핸드드립 커피 즐기기, 네온사인 만들기 등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다양한 키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번달 정기구독을 놓친 경우 샵을 통해 별도 구매도 가능하고요. (이런 부가 수익이 없으면, 정기구독 서비스의 수익구조는 악화될 수 밖에 없어요)

한달 기준으로 하비인더박스의 정기구독 가격은 39,900원이며 박스안에 해당월의 취미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모든 ‘용품’이 담겨오기에 바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반대로, 하비인더박스의 가장 큰 단점은 누구든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낮은 서비스라는 점입니다. (이미 하비풀, 하비박스 등 경쟁자들이 많이 생겨난 상황) 

하비인더박스 바로가기

 

3.제주의 제철 농산물을 매달! ‘무릉외갓집’

이름만으로도 확- 끌리는 이곳 무릉외갓집은 2014년에 런칭한 곳입니다. ‘제주로부터 식탁까지’를 모토로 제주에서 생산된 농산물들을 꾸러미 형태로 매달 배송해주는 서비스죠. 외갓집에 가면, 할머니와 할아버지께서 집에갈때 늘 한아름 무언가 챙겨주시곤 했는데, 무릉리가 우리에게 그렇게 느껴지기를 바라는 마음, 무릉리에서 재배되는 농산물과 제주도의 특산물들이 외갓집에서 받아오는 선물처럼 느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하네요.

 

실제로 무릉외갓집에서 매달 배송되는 상자에는 제철 농산물, 특산물, 무릉리에서만 생산되는 가공 식품들이 담겨있기도 하고요. 가격의 경우 한달 기준 40,000원으로 책정되어 있으며 6회에 298,000원, 12회에 438,000원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꾸러미외에도 선물세트, 단일상품, 세트상품 등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되어 있었고 무릉꾸러미라는 상자외, 로컬푸드 주간정기배송 서비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제주도 무릉리에 무릉외갓집 마켓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다고 하는데이곳에서는 제철 농산물 구매도 가능하고, 농산물들로 만들어진 다양한 메뉴들을 직접 확인해볼 수 있다고 하네요 🙂

무릉외갓집 바로 가기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에 대한 짦은 덧붙임

아이템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직접 창업을 하고 여러 정기구독 서비스들을 이용하며 느낀점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월간 – 주간 등 일정 기간에 따라 배송되는 상자의 퀄리티가 달라지면 안된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은 최초 받아본 박스를 기준으로 다시 한 번 박스를 구매할 것인지, 꾸준히 받아볼 것인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때문에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해두고 매 달 또는 매 주 아이템이 담긴 상자를 발송하여 최초로 받아보는 사람들과, 재구매하는 사람들의 불만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 균형이 무너지면 정기구독 서비스는 치명타를 맞게 됩니다. 

또한, 정기구독으로 제공되는 아이템 외 추가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반드시 만들어 놔야합니다. 이는 미미박스처럼 자체 제작한 제품이 될 수도 있고, 월 별로 배송되는 제품을 추가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단품 판매가 될 수도 있습니다. 추가 구매가 가능한 샵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고객 1명 당 구매 금액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한 번쯤은 꼭 고려해봐야 합니다. 오늘 소개드렸던 서비스중에는 이제 막 런칭한 벨루가를 제외한 하비인더박스와 무릉외갓집 모두가 단품/세트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 커머스를 함께 운영중이었고요 🙂

마지막 내용은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에만 국한되는 내용은 아닌데요! 해외에서 통한 아이템이 반드시 국내에서 통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반대의 경우가 될 수도 있고요. 제가 창업했던 ‘잇티박스’가 해외는 커녕 국내에서도 거의 잘 알려지지 않은 서비스였지만, 1년 뒤 해외에서 비슷한 컨셉, 다른 전략으로 등장한 서비스가 있었는데요. 이들은 B2C가 아니라 B2B 전략을 활용하여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직원들이 좋아할만한 간식을 직접 회사에 정기 배송 해주는 방법을 활용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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