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였을까, 일기와 메모

위자드웍스에서 근무할 때, 연세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서 여름방학동안 인턴을 했던 두 명의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한 명은 베트남계 친구였고, 한 명은 중국계 친구였죠. 그 중 한명이 글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기에 저 역시 글쓰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레 메모와 일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위자드웍스의 주 서비스는 ‘솜노트’였기에 더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할 수 있었죠. 아직은 디지털보다 아날로그로의 기록이 좋다는 내용부터 에버노트는 업무용으로는 좋지만 감성적인 내용을 작성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는 내용까지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작은 메모장을 들고 다니면서 짤막한 기록을 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블로그에 긴 글을 작성한다고 하더군요.

저는 ‘브런치’에 에세이를 작성하고 있는데요. 아직 내공이 부족해 중,장문의 길을 한 번에 작성하진 못하고 ‘데이그램’이나 ‘씀’에 적어놓은 내용을 불러와 쓰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제게 디지털로도 감성적인 메모가 가능하다는 사실들을 알려준 서비스이자, 한 번씩 지겨워지고 어렵게 느껴지는 글쓰기와 메모, 일기를 꾸준히 쓸 수 있게끔 도와주는 서비스인데요! 이 둘을 포함하여 오늘은 글쓰기와 메모를 조금더 즐겁게 만들어주는 서비스들 4개를 소개드릴까 합니다. 모두 국내서비스로요 🙂

 

1.사진 한 장과 세 줄의 텍스트 ‘세줄일기’

일기든 메모든, 어떤 글을 쓰기에 앞서 가장 걱정되는 것은 ‘어떤 내용을 얼만큼 써야 하는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소개드릴 서비스는 이런 걱정을 덜어주는 ‘세줄일기’입니다. 세줄일기는 지난해 10월 ‘윌림’이라는 스타트업에서 출시한 서비스인데요! 같은 직장에서 만나 결혼을 하고 퇴사 후 세계여행을 떠난 부부가 여행기를 세줄로 쓰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세계 여행의 하루하루를 블로그에 기록하는게 쉽지 않았고, 강박 같은 것이 있었는데 아내분이 ‘그냥, 하루에 세줄이나 써.’라고 말했다고 하네요 🙂 

그래서 앱 이름도 세줄일기입니다. 로그인 후, 어떤 내용을 쓸 것인지에 대해(예를 들면 매일의 기록과 같은) 정하면 바로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 중 가장 오른쪽이 내용을 입력하는 화면으로 실제 세 줄의 공간만 활용 가능하며 아래로는 오늘의 사진을 넣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세 줄의 텍스트와 한 장의 이미지로 메모 또는 일기를 남길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이죠.

 

세줄일기가 재밌는 점은, 혼자 쓰는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누군가 차곡차곡 써놓은 내용들을 함께 공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의 하루를 살펴볼 수 있고(공개한 글에 한함) 내가 쓴 글 역시 누군가와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쓰는 사람과 보는 사람이 적절히 섞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죠. 아쉬운점은 아직 안드로이드 환경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인데, 5월중으로 iOS용 앱이 출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세줄일기를 서비스중인 ‘윌림’은 지난 2월 삼성벤처투자로부터 2,000만원의 엔젤 투자유치에 성공했습니다. 

하루에 세줄, 그리고 그날의 사진 한장으로 매일을 기록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세줄일기(안드로이드 앱)’를 확인해보세요 🙂

 

2.하루에 두 번, 글쓰기를 위한 단어를 던져주는 ‘씀’

오늘 두 번째로 소개드릴 서비스는 ‘씀’입니다. 작년 초 발견해 지금까지 꾸준히 쓰고 있는 서비스인데요! 그 사이 프라이머 엔턴쉽에 참여하기도 하고 사용자도 꾸준히 늘어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씀’에서는 하루 두 번 글쓰기를 위한 주제(단어)와 작가의 글 하나를 보내줍니다. 가장 최근에 도착한 내용은 ‘아직’이라는 단어인데요! 박정은님의 ‘뜻밖의 위로’라는 글이 함께 도착했습니다. 유저는 단어와 글을 확인한 후, 그 주제에 대한 글을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써야할 지,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서비스라고 할 수 있죠.

 

또한 지금까지의 단어들을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고, 같은 주제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내용을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세줄일기와 마찬가지로 ‘씀’ 역시 자신이 쓴 글의 공개여부를 작성 시 선택할 수 있도록 해놓았습니다. 글이라는 것도 사진과 마찬가지로 쓰는 사람의 생각과 시선에 따라 다양하게 풀어낼 수 있는데요! 정해진 주제에 대해 내가 아닌 사람들은 어떻게 썼는지 확인할 수 있고, 내가 쓴 글과 비교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면 ‘구독’신청을 하여 따로 받아볼 수도 있고요. ‘씀’에서는 잘 쓰여진 글들을 모아 매거진을 발행하기도 합니다. 독립 서점 등에서 구매가 가능합니다 🙂 매일 두 편의 글을 써내려 가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씀’을 확인해보세요. iOS와 안드로이드에서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3.세 줄? 우리는 백자 원고지! ‘백자 하루’

1인 개발자가 가볍게(?) 쉬어가는 프로젝트로 만든 ‘백자 하루’가 오늘의 세 번째 주인공입니다. 오늘 첫 번째로 소개드린 ‘세줄일기’가 세 줄이라는 제한을 두었다면 백자 하루는 100자 안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입니다. 원고지에 글을 쓰는 것처럼 디자인이 되어 있고요. 백자 이상 쓰는 것도 가능하지만, 백자도 충분히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고 정해진 범위에 맞춰 글을 쓰다보면 자연스레 훈련이 되기 때문에 저도 안드로이드 폰을 활용해 백자 쓰기를 하고 있습니다 🙂 앱을 설치한 후, 일기장의 제목과 작가명을 설정하면 글을 쓸 수 있고 메뉴를 통해 지난날을 선택해 글을 쓸 수도 있습니다.

 

구글 드라이드와 연동해 언제든 동기화가 가능하며, 결제를 통해 PDF로 기록한 일기들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백자하루’라는 서비스를 저는 개발자분의 브런치 글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요. 이 글을 함께 보시면 더 재미있게 서비스를 쓰실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백자하루 개발기) 원고지에 쓱쓱 – 하루 백자의 글을 기록하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백자하루(안드로이드앱)‘를 확인해보세요!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적혀 있는 내용이 인상깊어 가져왔습니다. ‘이런 분에게 추천합니다’

  • 어제가 기억 안나는 분
  • 글쓰기 연습을 하고 싶으신 분
  • 짧은 일기를 쓰고 싶으신 분
  • 하루하루 어떻게 살고 있는지 모르겠는 분
  • 공개된 일기(SNS)는 솔직하기 어려워서 부담스러운 분
  • 손으로 일기 쓰기 부담스러운 분
  • 원고지에 쓴 글을 SNS에 공유하고 싶은 분
  • 행복하고 싶으신 분

 

4.가장 감성적인 일기장, ‘데이그램’

2015년 가을, 제가 갤럭시S6를 쓰며 가장 처음 구매한 유료앱 ‘데이그램’이 오늘의 마지막 서비스입니다. 같이 일하던 동생의 추천으로 알게 되었고, 스크린샷과 설명만 보고는 바로 결제를 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 2016년에는 올해의 앱에 선정되기도 했고, iOS용 앱은 출시되자 마자 애플의 선택(?)을 받기도 했습니다. 앞선 서비스들도 직접 쓰고 있지만 ‘씀’과 ‘데이그램’은 1년이 훌쩍 넘는 기간동안 직접 써왔던 앱이기에 더욱 애착이 갑니다. 그만한 매력이 있는 서비스이기도 하고요. 데이그램 앱은 글쓰기와 써놓은 글을 확인할 수 있는 리스트를 중심으로 아주 심플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리스트는 월 단위로 확인이 가능하며, 써놓은 글은 두 가지 모드로 확인이 가능합니다(전체 보기/요약 보기). 또한 검색을 통해 써놓은 내용을 빠르게 찾아볼 수 있죠.  

 

위의 이미지 중 가장 왼쪽이 써놓은 글의 일부만 볼 수 있는 리스트고, 가운데는 전체 내용을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아래쪽의 ‘+’버튼을 선택하면 언제든 글쓰기가 가능하고요. 안드로이드 버전의 경우 드롭박스와 연동을 통해 백업을 할 수 있으며, iOS 버전의 경우 아이클라우드를 통해 백업을 할 수 있습니다. PDF로 내보내는 것도 가능!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는 1,0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누적 다운로드 수가 50,000이 넘었을만큼 인기가 많은 서비스입니다. 평점도 4.6점으로 좋고요. 저는 ‘데이그램’을 에세이를 위한 메모 용도로 활용하고 있기에 브런치앱과 같은 폴더에 넣어두고 매일 들어가고 있습니다 🙂 심플하지만, 감성적인 느낌이 가득한 일기, 메모앱을 찾으신다면 ‘데이그램‘을 지금 바로 확인해보세요!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모두 사용 가능합니다.

 

제 브런치도 한 번씩 구경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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