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호기심이었습니다. 나와 같은 기획자들은 어떤 툴을 사용해 업무를 할까? 해외에서는 디자인, 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관련 리서치들이 다양하게 진행되는데 국내에서 특히 기획 관련된 조사는 왜 없을까? 와 같은 질문에서 시작된 호기심 말이죠. 그러다 기획자에게 묻다, 시리즈를 두편 정도 발행하며 리서치를 함께 진행해봐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고, 호응을 많이 해주셨기 때문이죠. 그렇게 구글 독스 내 설문조사 도구를 열어 질문을 하나씩 입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총 8개의 객관식 질문과 3개의 주관식 질문이 완성되었죠. 

조사를 위한 자료를 만들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보기’를 구성하는 일이었습니다. 예를들어 첫 번째 질문인 ‘자료수집과 사례정리, 아이데이션은?’에서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일반적으로 쓰일 가능성이 높은 도구를 정의하는 일이 생각보다 어렵게 다가왔습니다. 이를 위해 ‘국내’에 초점을 맞추되 기획자 커뮤니티나 오픈 채팅방 또는 지인들에게 평소 들었던 내용들을 다시 떠올리게 되었고, 10개 내외의 보기들을 하나씩 채워넣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총 10일간의 기간동안 지금 써보러 갑니다, 블라인드, 오픈 채팅방 등의 채널을 활용해 설문을 진행하였고 총 130명이 참여, 답변이 비어있거나 중간에 끊긴 5개를 제외한 125개의 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조금 더 많은 ‘기획’하는 사람들이 참여해주셨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이를 통해 제가 깊은 인사이트를 끌어내거나 특정 자료로 활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었기에 간략하게 그 내용을, 즐거운 마음으로 자료들을 정리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1.자료 수집, 사례 정리 그리고 아이데이션 도구

개인적으로는 최근 노션에 푹 빠져 노션으로 많은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자료 수집과 사례정리를 모두 노션으로 진행하고 있고, 얼마전에는 연간 결제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4년 넘게 프리미엄 계정으로 쓰던 에버노트를 더이상 쓰지 않을만큼 노션은 제게 깊게 파고들었죠. 그래서 더 궁금했던 1번 질문이었습니다. 

이제와 생각해보면 질문에 3가지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고(자료 수집, 사례 정리, 아이데이션 등) 중복 선택이 불가능한 옵션이었기에 선택이 조금 분산되었을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점은 참고하여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툴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였습니다. 125명 중 35명이 선택을 해주셨네요. 뒤이어 에버노트와 핀터레스트, 기본 메모장, 구글 독스 등이 많은 선택을 받았네요. 

많은 수는 아니지만, 노션 역시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지금 써보러 갑니다를 통해 올 초 영상 콘텐츠로 소개한 바 있었는데, 하반기부터 주변에서도 실제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네요 🙂 

각 1표씩을 획득해 차트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기타 의견 중 스크리브리너, 아직 특정 툴을 사용하지 않음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제안서 및 문서 작성은?

이어진 질문은 제안서 및 문서 작성 시 활용하는 툴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파워포인트가 압도적인 표를 받았습니다. 뒤이어 키노트가 자리잡고 있는데요. 이는 OS의 영향도 일정 부분 있을거란 생각이듭니다. 구글 슬라이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내 워드, 구글 문서 등이 키노트를 이어 비슷한 표를 얻었으며 컨플루언스내 문서와 에버노트도 선택을 받았습니다. 

기타에 대한 선택이 거의 없었던 질문이기도 한 제안서 작성!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달라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3.화면 설계 및 프로토타입 제작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질문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화면 설계와 관련하여 최근 기획자들이 다양한 툴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에 추가된 내용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XD를 활용해 기본 화면들을 구성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스케치의 영향력이 포지션에 상관없이 행사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2표 차이지만 스케치가 기획자들에게도 화면 설계 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툴이었네요. PPT가 스케치와 XD의 뒤를 이었고, 잠깐이지만 기획자 모임이자 스터디를 함께 했었던 온다의 조영수님이 추천해주셨던 ‘Axure’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카카오 오븐은 업데이트에 적극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쉬운 활용법으로 인해 사용되고 있는 것 같네요. 

4.프로젝트 및 업무 관리

작년 하반기 프리랜서로 기획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아사나를, 올해 OGQ에서 일을 시작하며 하반기에 노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제게 프로젝트 및 업무 관리에 대한 질문은 기대되는 내용 중 하나였는데요!

구글 스프레드 시트, 트렐로, 노션(오오오!), 아사나 등이 차례대로 많은 선택을 받았습니다. 엑셀과 원더리스트도 있네요. 컨플루언스 내 지라도, 에버노트와 콜라비도 선택을 받았네요. 에버노트는 확실히 활용 범위가 넓다는 것을 여러 질문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노션도 국내에서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는 것이 확실해보이네요. 그 외 ‘기타’로 선택 받은 툴은 Coda, Pivotal tracker, MS Teams, Redmine, Wrike, iCloud Memo 입니다. 

5.파일 저장 및 관리

다음 질문은 파일 관리를 위한 툴이었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관이 깊은 내용이기도 한데요. 구글 드라이브가 1위를, 사내 클라우드가 2위를, 드롭박스, 원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네이버 클라우드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구글 드라이브는 구글 독스의 영향이 아무래도 클 것 같고, 대기업 및 계열사에서는 보안 등의 이슈로 사내 클라우드를 많이 쓰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인 흐름으로는 구글 드라이브 – 드롭박스(페이퍼 출시 시점) – 삼성 디바이스 구매에 따른 용량 제공, 원드라이브 – 그리고 다시 업무용으로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용량과 사용 범위에 따라 선택의 조건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함께보세요) 무료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18종 옵션 비교

6.데이터 분석 및 모니터링

국내에서는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기에, 보기 역시 많지 않은 질문이었습니다. 서비스의 성격이나 플랫폼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구글 애널리틱스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네요. 문서 작성 시, PPT만큼의 영향력이었습니다. GA와 함께 구글에서 인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파이어베이스가 뒤를 이었고 사내 어드민 등에 적용되어 있는 통계툴과 뷰저블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내년 GA 지원 종료가 최근 기획자들(?) 사이에서 큰 이슈 중 하나였고, 그로인해 저도 내부에서 팀원들과 함께 GA를 대체할 수 있는 분석 툴을 리서치 중에 있는데, 이에 대한 준비가 타 팀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함께보세요) 모바일앱 분석, 어떤 툴을 활용하면 좋을까?

7.사내 커뮤니케이션

생각해보면 저는 창업을 제외한 스타트업 3곳에서 일하며 다양한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을 사용했던 것 같습니다. 위자드웍스에서는 마이피플을 썼고, 오드엠에서는 라인과 슬랙을 함께 사용했으며, 지금 OGQ에서는 텔레그램을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중 슬랙은 스터디와 외부 프로젝트 등을 위해 가장 오래, 꾸준히 사용하고 있네요. 

슬랙은 여전히 많은 곳에서 쓰이고 있었습니다. 사내 메신저와 함께 많은 선택을 받았네요. 텔레그램과 카카오톡이 그 뒤를, 잔디와 노션이 그 다음을, 팀업(이스트소프트에서 개발)과 마이크로소프트 Teams, 라인 역시 선택을 받았습니다. 

8.정보 수집을 위해 주로 찾는 채널

지금 써보러 갑니다 블로그에는 서비스 리뷰 및 분석 글을, 브런치를 통해서는 에세이를 발행하고 있는 제게 브런치는 정말 궁금한 채널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라는 측면에서 말이죠.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브런치를 정보 습득 채널로 받아들이고 있었습니다. 그 뒤를 페이스북과 해외 미디어, 미디엄 등이 자리잡고 있었고 구글 검색과 네이버 블로그, 국내 미디어가 차례로 선택을 받았습니다. 뉴스레터와 오픈채팅방도 포함이 되었네요.

지금까지 8개 질문에 대한(객관식) 내용을 간략하게 정리해봤는데요! 생각한 것과 동일하게 나온 결과가 있었던 반면, 생각보다 더 많이 또는 더 적게 쓰이는 툴들도 있었습니다. 물론 모수 자체가 작아서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기엔 부족하지만 주요 업무별 이런 툴을 우리가 쓰고 있구나, 라는 정도의 참고 내용으로 바라볼 순 있을 것 같습니다. 

올해의 발견, 서비스 추천

8개의 선택형 질문에 이어 서비스 추천, 2019년 우리가 배워야할 분야, 소속 등에 대한 질문을 이어갔습니다. 그 중 우리가 배워야할 분야는 별도의 콘텐츠로 정리할 예정으로, 이번 내용에는 먼저 기획자들의 추천 서비스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함께보세요) 기획자들에게 묻다, 두 번째 : 기획자로 꼭 배워야 할 분야는 무엇인가요?

6년동안 써온 에버노트 프리미엄 계정을 해지했을 정도에요. 자유도가 높으면서도 우리에게 익숙한 UI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는 벌써 연간결제를 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 회사 지인에게 소개받은 뒤 지금 약 3개월 정도 사용해보고 있는데 업무 관리에 참 효율적인 것 같습니다. / 협업하기에 정말 좋은 툴인것 같네요! / 혼자만의 FAQ로, To-do list로 사용하고 있어요. 모두 ‘노션(Notion)’을 추천하며 남긴 내용인데요. 125명 중 무려 15명이 올해 만난, 꼭 추천하고 싶은 서비스로 노션을 선택했습니다.

이미 팀 단위로 노션을 사용하는 경우도, 우선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아직 사용전이지만 페이스북 그룹이나 모임 등에 참여해 정보를 습득하는 등! 노션은 분명 올 하반기 떠오르는 툴이라는 사실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 외 뱅크샐러드, 다코타, 코인베이스, 듀오링고, 호갱노노, VIBE, Fabulous, triple, 네이버 오늘의 회화, 원티드, 미세미세, 프립, 파워포인트 팀 공유 기능, 나이키 트레이닝 클럽, Feedly, Mindnode, IA writer, Day one, Frip, lottie, 리멤버, 숨고, Quartz brief, 피그마, 블라인드, Card Diary, undraw 등이 꼭 추천하고픈 서비스로 언급되었습니다.

어디에서 일하고 있으신가요?

이 질문을 굳이 넣은 이유는 하나입니다. 상황에 따라 다른 툴을 쓰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쉽게 접근하면 대기업과 스타트업처럼 말이죠.

OGQ, 캐시파이, 클레이원, 어니스트펀드, 튼튼영어, N Tech Service, Delightroom, 와이비시스템, 지란지교시큐리티, 야나두, 더피프티원, NHN 엔터테인먼트, ONDA, 브레인커머스, 줌인터넷, 롯데이커머스, 페이코, 카카오, 크레마랩, 모인, 미디어UI, 노리코리아, 쇼파1975, 오드엠, 롯데카드, 바이널엑스, 애디터, Naver(Clova), LG화학, SK플래닛, 에스티유니타스 등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는 분들이 참여를 해주셨네요.(소속을 밝히지 않은 분들 제외!) 

사실 부족한 점을 따지자면 한없이 나올만한 내용입니다. 단순 질문에, 단순 취합에, 단순 정리까지. 조금더 전문적으로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올해는 일단 한 번 해보자! 라는 마음에 더 서두르게 된 것 같습니다. 내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더 깊은 내용을 포함할 수 있도록 일찍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좋은 의견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연락주시길!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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