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W 기본 개념

HMW(How Might We) 질문법은 1970년대 P&G의 민 바서더(Min Basadur)가 차별화된 ‘비누’를 기획하기 위해 처음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그는 팀원과 함께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초록색 스트라이프 비누를 만들 수 있을까? 를 고민했는데요. 이 질문으로는 좋은 아이디어가 잘 나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질문을 바꿔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상쾌한 느낌을 주는 비누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고객 중심적인 내용으로 제안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의견을 만들어 제품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 (기존)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초록색 스트라이프 비누를 만들 수 있을까?
  • (개선)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더 상쾌한 느낌을 주는 비누를 만들 수 있을까?
  • (예시) 어떻게 우리가 사용자가 계정을 만들 때 자신의 정보가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을까?
  • (예시) 어떻게 우리가 사람들이 정해진 날에 맞춰 세금을 납부하도록 할 수 있을까?

비누 이야기로 잠깐 돌아가 보면, 더 좋은 스트라이프 비누에는 사용자의 욕구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더 좋은’이라는 기준은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 좋은’을 ‘더 상쾌한 느낌을 주는’으로 변경하니 사용자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을 통해 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쟁 제품을 뛰어넘기 위한 ‘Can’의 질문이 아니라 긍정적 가능성을 열어주고,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Might’ 질문 덕분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어떻게 00을 할 수 있을까? 또는 어떻게 00을 해야 할까?라고 질문하는데요. Can, Should로 시작되는 질문은 진짜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게 합니다. 하지만 ‘Might’는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자유로운 사고, 옵션을 떠올리게 도와줍니다. ‘We’라는 표현이 포함된 것은 질문을 하는 사람 혼자가 아닌, 참여자들이 함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게끔 자극하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HWM 질문의 4가지 핵심 요소

사용자의 니즈에 맞게 질문을 구성한다고 하지만, 사실 위 내용으로 바로 ‘질문’을 구성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구성에 필요한 4가지 핵심 요소를 먼저 살펴본 뒤 아래 활용 방법을 살펴보시면 더 구체적으로 접근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1) 먼저, 어떤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지에 대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우리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하지 않으며, ‘특정 사용자’가 질문에 포함될 경우 하나의 대상에 집중해 의견을 제안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2) 또 우리가 진행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목표’가 무엇인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목표는 기능 개발이 될 수도 있고, 특정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목표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우리의 범위와 방향을 벗어나는 질문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3) 문제가 발생한 이유를 생각해보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4) 주요 설계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질문의 범위가 넓어지지 않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럼 이 네 가지 핵심 요소를 하나씩 나열해 질문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 특정 대상 :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
  • 프로젝트 목표 : 액세서리 제작
  • 설계 기준 : 날씨와 상관없이 반려견과 산책 가능
  • 현재 문제 : 집으로 돌아와 생긴 반려견 발자국 (집이 더러워지는 문제) → 욕구로 활용 가능 (깨끗하게 유지)

우리는 어떻게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이 날씨와 상관없이 산책을 하고 돌아왔을 때, 바닥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을까?

HMW 질문 활용 방법

이미지 출처 : https://www.kiarasmartin.com/work/spotify

리서치, 인터뷰, 관찰 등을 통해 우리가 얻은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것으로 출발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와도 같습니다. 이후 사용자(고객)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확인해 우리만의 관점으로 해석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키워드 중심으로 작성된 각 내용을 ‘How Might We’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어떻게 우리가~’로 시작되는 질문으로 변경하는 것이죠.

이미지 출처 : https://www.thefamiliar.tech/blog/2020-12-17-how-might-we-questions-the-design-sprint-unpacked

질문을 구성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 사용자가 겪고 있는 ‘불편’이 아닌 ‘니즈’를 담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용자의 욕구를 질문에 담아야 사용자 관점에서 정말 필요한 서비스나 제품 또는 기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질문의 범위가 너무 넓어지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새로운 비누를 만들 수 있을까? 와 같은 질문은 문제와 관련 없는 의견이나 아이디어에 집중하게 될 수 있습니다.

  •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 범위가 너무 넓음
  •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시내 투어를 하며 현지 문화를 더 잘 체험하게 할 수 있을까? – 맥락과 니즈가 잘 담겨 있음

또, 질문에 ‘해결 방안’을 담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세금을 신고할 때 어떤 양식을 작성해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인데 ‘어떤 양식을 작성해야 하는지 사용자에게 어떻게 알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은 ‘알린다’라는 해결 방법을 담고 있습니다. 이 경우 답변이 ‘작성해야 할 양식을 알리는 방법’에 쏠릴 수 있습니다. 자동으로 세금을 신고하게 하는 방법 등은 고려대상에서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질문을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반품 절차를 더 쉽게 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는 경우 ‘반품 절차를 덜 어렵게 만드는 방법은?’ 보다 ‘어떻게 우리가 반품 절차를 더 빠르고 직관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줄이다, 제거하다, 방지하다 등의 부정적 표현보다 향상, 개선 등 긍정적인 표현을 활용하면 창의성을 북돋을 수 있는 장치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thefamiliar.tech/blog/2020-12-17-how-might-we-questions-the-design-sprint-unpacked

작성된 HMW 질문은 프로젝트나 기능 단위 범위를 잘 포함하고 있는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가 적절하게 섞여 있는지, 구체적인 답을 도출할 수 있는지의 기준에 따라 확인 후, 선정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리고 선정한 질문에 대한 답을 팀과 함께 작성합니다. 처음에는 질문에 대한 여러 의견을 자유롭게 작성한 뒤 같이 보며 구체화해 최적의 답을 찾아야 합니다.

이번에는 특정 과제(Insight)가 주어진 상황에 따라 어떻게 질문을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내용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실제 HMW 강의에 사용된 내용이며, 학생들에게 주어진 과제는 ‘국제공항 지상에서의 경험을 디자인한다’입니다. 이런 과제가 주어지면 우리는 공항에 나가 실제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거나, 일부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는 방법으로 과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게 됩니다. 이를 통해 ‘Point of View’를 발견할 수 있는데요.

‘아이와 함께 공항에 온 부모는 공항 게이트에서 기다리는 동안, 아이를 지루하지 않게 해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큰 소리를 내거나 뛰어다닐 수 있으며 이는 다른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칠 있기 때문입니다.’와 같은 내용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 정의가 완료되면 이제 HMW 질문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특정 문제(평서문)를 질문으로 변경할 차례입니다.

(1) 어떻게 하면 우리가 아이들의 에너지를 다른 승객을 즐겁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아이들의 에너지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다른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2) 어떻게 하면 우리가 아이들을 다른 승객과 분리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아이들을 어른과 다른 공간에 두어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키즈존 운영 등) (3) 어떻게 하면 우리가 대기 시간을 여행의 즐거움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아이들의 에너지가 아닌 ‘대기 시간’ 자체에 집중해 해결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됩니다.

(4) 어떻게 하면 우리가 공항에서 대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 아이들이 뛰어다니거나 큰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4) 질문은 어떻게 하면 우리가 대기 시간을 기분 좋은 시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 와 같이 활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5) 어떻게 하면 우리가 공항을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꿀 수 있을까? 이번에는 아이들이라는 ‘특정’ 대상에 집중해 공항이라는 공간을 다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질문입니다. (6) 어떻게 하면 우리가 아이들을 얌전하게 만들 수 있을까? 와 같은 질문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같은 문제라 하더라도 이처럼 다양한 질문을 뽑아낼 수 있다는 점이 HMW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각을 조금씩 달리해 질문을 생성하고, 우리가 가장 구체적인 답변과 아이디어를 정리할 수 있는 질문에 투표를 해 하나씩 접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HMW 생성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

HMW Generator는 키워드와 대상을 조합해 우리가 쉽게 HMW 질문을 생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초반에 질문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과정에 사용하기 좋은 툴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보기)

참고 자료

함께 읽어보세요! #방법론

제 첫 도서가 출간되었어요. 제목은 ’10년 차 IT 기획자의 노트’입니다. 뉴스레터와 이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사수 없이 일하는 어려움을 저보다 조금 늦게 출발한 분들이 덜 느꼈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었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9개 노트(기록)를 바탕으로 기획과 PM의 주요 업무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정리한 내용입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