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그널이 신규 사용자를 대하는 방법 그리고 디테일

얼마 전,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통해 ‘시그널’이라는 메시징 앱을 사용하자는 내용을 공유했는데요. 트위터 CEO인 잭 도시가 이를 리트윗, 시그널에서는 인증코드 발송이 지연되고 있다는 내용을 공지 했습니다.

시그널은 종단간 암호화를 적용, 보안에 특히 신경을 쓴 서비스이자 메시징앱입니다. 비영리 단체 시그널 파운데이션에서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오픈소스앱으로 에드워드 스노든이 보안성이 최고라며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종단간 암호화 기술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사람과 받은 사람 둘 만이 확인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텍스트 뿐만 아니라 문자, 영상, 오디오, 사진 등 모두에 적용되기도 하고요. 이런 장점을 살려 시그널은 사진 속 얼굴을 흐리게 하는 기능이나 메시지 사라지게 하기 등 다양한 보안 관련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시그널에 대한 소식은 계속 듣고 있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설치해 사용해봤어요.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 자체야 워낙 익숙한 경험이었기에 당장 따로 작성할 내용은 없지만, 최초 설치 후 가입부터 친구를 찾는 과정까지 디테일을 잘 살린 부분들이 있어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먼저, 서비스에 대한 안내입니다. 개인 정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배치하고 있어요. “내 개인 정보는 내 손에서만. 안전하게 메시지를 보내세요.” 사람들이 시그널을 쓰는 이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간결한 메시지로 내보내고 있습니다. 카카오, 왓츠앱 등 메시징 초기였다면 개인정보 보다는 기존 SMS 보다 얼마나 편리한지, 얼마나 많은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지 등이 더 중요한 메시지로 다가왔을거에요. 하지만 우린 여러 메시징 앱을 쓰고 이슈들을 접하며 ‘개인정보’가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고 있고, 기존의 피로함을 대체하기 위한 앱 중의 하나가 ‘시그널’이기에 관련 내용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확인 한 뒤 사용자가 해야할 일은 전화번호 입력, 인증코드 입력, PIN 번호 생성, 프로필 생성입니다. 전화번호야 당연히 시그널에서 알 수 있는 정보가 아니기에 직접 입력해야 하는데요. 보통은 인증번호를 일정 시간에 따라 입력하게 하는데, 시그널은 시간을 카운트하지 않고 번호 입력과 동시에 루프 애니메이션을 적용, 문자를 수신하면서 인증 코드를 입력하는 화면으로 전환시킵니다. 코드는 문자 수신과 동시에 6자리를 자동으로 입력해줘요.

핀 번호를 입력한 뒤 프로필 이름도 (안드로이드 기준) 기본 설정된 계정 정보를 가져와 입력해둡니다. abc@gmail.com이라면 abc를 프로필 이름에 자동으로 넣어두는 것. 그리고 작성한 이름이 어디에 쓰이는지도 자세히 설명해줍니다. 이런 설명이 없다면 자동 입력된 이름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지만, 어디에서 쓰인다는 설명을 보면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작성(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크게 할 일이 없어요. 필요한 것만 직접 입력하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기도 하고요.

메시징 서비스에 처음 진입하면 활성화 된 대화방이 없습니다. (네이트온 등은 네이트온의 공지 등을 전달하는 용도로 하나의 채팅방을 미리 개설해두기도) 이럴때 그냥 빈 화면을 적용하면 괜히 쓸쓸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어요. 시그널은 “외로워 보이네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어떨까요?” 라는 메시지를 또 채워놨습니다. 빈 화면을 외롭다는 감정과 매칭시킬 수 있도록 말이죠.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누구와 대화할 수 있을까, FAB로 적용된 메시지 작성 버튼을 누르면 ‘찾고’ 있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망원경을 들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활용, 찾고 있음을 애니메이션으로 함께 적용해놨어요.

무엇보다 간결해요. 자신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는 생각도 들고, 정확히 모르더라도 사용자들에게 딱 한 가지,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움도 물론 있어요. 작년 여름 그리고 연초에 사용자가 폭증하면서 눈에 띄는 버그가 자주 보였습니다. 개인 정보 보호라는 핵심 가치를 위해 쓰지만, 결국 메시지를 주고 받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기에 이런 점은 계속해서 보완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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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배달의민족은 왜 검색창을 상단으로 가져왔을까?

재택이 길어지면서 배달 서비스를 꾸준히 쓰고 있어요. 각각의 이유가 있는데, 배달의민족은 처음부터 써왔기에 편해요. 요기요는 동네에서 할인되는 곳을 잘 정리해주고요. 쿠팡이츠는 배달이 정말 빨라요. 오늘은 그 중 최신 버전 배달의민족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얼마전 업데이트에서 크게 3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 검색창 위치 변화
  • 오늘의 할인 정보 제공
  • 주문 가능 카테고리 사이즈 축소

그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검색창의 위치 이동이었습니다. 요기요는 일찍부터 검색기능을 메인으로 가져가고 있었습니다. 하단 탭 중앙에 ‘검색’을 활용하고 있고, 별도 작성을 통해 공유드렸던 것처럼 기본 카테고리 외(치킨, 한식 등) 검색에 활용되는 키워드를 함께 제공하고 있어요. 쿠팡이츠 역시 하단 홈 탭 다음으로 검색 기능을 제공하고 있죠.

그런데 배달의 민족은 홈 화면 내 검색 기능을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최신 버전 기준, 이전 버전에서는 카테고리를 모두 확인한 다음 검색어를 입력할 수 있는 인풋박스가 제공되었죠. (배달 탭 기준, 상단 배너 – 카테고리 – 검색 – 브랜드관 – 오늘은 이거 어때요? 순) 그런데 최신버전에서는 이 순서가 확 바꼈습니다. 상단 슬라이드 영역이 줄어들었고 바로 아래 검색 인풋박스가 제공되기 시작한 것.

게다가 기존 대비 선물하기, 1인분, 한식, 피자, 치킨 등 주문 음식을 대표하는 카테고리명과 아이콘 사이즈도 줄어들었어요. 덕분에, 디바이스 해상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갤럭시S10+ 기준으로 앱 실행 시 슬라이드에 적용된 배너와 검색, 카테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되었고 오늘의 할인도 타이틀까지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오늘은 이거 어때요?’는 꽤 아래로 내려갔어요. 탐색과 주문에 더 가까운, 직접적으로 맞닿은 기능으로 재구성된 느낌이 강합니다. 아무래도 1년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라는 상황 속, 배달 주문 횟수가 많아졌다는 점이 고려된 것 같아요. (저만 해도 격주 한 번 정도에서 1주일에 한 번 이상으로 늘어났네요) 1인당 평균 주문 횟수가 늘어난다는 건 겹치는 음식이 많아짐을 의미하는데요. 그럼 사용자 입장에서는 뭘 시키지? 라는 질문을 더 자주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배달의 민족의 이번 변화는 뭘 먹어야하지? 라는 대답에 대해 한 화면(정확히는 화면을 이동하거나 전환하지 않고) 내 답을 찾을 수 있는 구성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직접 검색 + 카테고리 별 확인을 기본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또 오늘 할인이 되는 브랜드를 별도로 확인 할 수 있어 최소한의 행동으로 다양한 정보 확인이 가능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이거 어때요?는 결국 어쩌다 하나가 얻어 걸리는 것이라면, 검색어를 바로 입력하거나 주문 가능한 메뉴에 해당하는 대표 카테고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것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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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키노라이츠가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방법

작년 4월 발행된, 지금 써보러 갑니다 뉴스레터 4번째 주제는 회원가입과 로그인이었습니다. 화면 설계 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었는데요.

  • 회원가입 이유를 명확하게 알려주기
  •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 하는 접점 구분하기
  • 쉽게 느껴지게 하기
  • 두 번 입력하지 않게 하기

이 중, 1번에 해당하는 사례를 오랜만에 발견하게 되어 정리하고자 합니다. 오늘 사례는 ‘키노라이츠‘입니다.

간략하게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먼저 하자면, 우리가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종류의 OTT 내 콘텐츠를 한 곳에서 평가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에요. 왓챠피디아도 콘텐츠에 대한 평가와 이를 바탕으로한 정교한 추천을 제공해주지만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볼 수 있는 정도의 정보만을 제공해줍니다. 하지만 키노라이츠는 이 둘을 포함, 웨이브, 네이버 시리즈, 티빙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내가 사용하고 있는 OTT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에 대한 내용을 쉽게 확인 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왓챠에 영화 500편, TV프로그램 300편 등을 평가한 저는 새로운 서비스에 다시 평점을 남기기 부담스러워 이제서야 키노라이츠를 설치하게 되었는데요. 재밌는 건, 이 서비스가 회원가입을 유도하는 방법과 메시지였어요.

우선, 스플래시 이후 사용자는 바로 홈화면으로 랜딩되는데요. 이 곳에서 요즘 핫한 콘텐츠 등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내용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서비스 핵심 기능과 연결지어 알려주고 있어요.

  • 믿을 수 있는 신호등 평점과 솔직한 리뷰가 있는 곳
  • 내가 원하는 것만 추려볼 수 있어요
  • 다음과 같은 서비스들이 제공되고 있어요(확인 가능 OTT 서비스 로고와 구독 설정 CTA포함)
  • 고르고, 찜하고, 감상을 공유하는 문화생활 필수앱!
  • 회원가입 후 꼭 맞는 작품을 찾아보세요.

맨 마지막 문장을 제외하면 모두 홈 화면 내 네이티브 애드처럼 삽입되어 있는 회원가입 유도 문구입니다. 같은 문구를 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핵심 기능과 가치를 녹여내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인데요.

요즘은 회원가입을 하지 않고 일단 ‘둘러보게’하는 서비스도 많지만, 정작 필요한 기능을 사용하거나 확인하려고 하면 바로 회원가입 화면으로 전화시키는 경우가 많아요. 그 화면에서 회원가입에 대한 이유라도 알려주면 좋은데, 일단 가입하라는 메시지가 우선.

가입자체는 사람들에게 낯선 과정이 아니지만, 서비스 자체는 처음일 가능성이 높으니 그에 대한 충분한 설득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키노라이츠는 이런 관점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반복, 중복 노춭시키지 않고 자연스레 서비스에 대한 기능을 학습할 수 있는 메시지로 활용하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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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네이버는 왜 이미지 검색 UI를 개선했을까?

*지금 써보러 갑니다 그룹 내 ‘신동희님‘이 작성해주신 글입니다.

제가 회사에서 담당하고 있는 서비스가 ‘네이버 이미지’와 연관성이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네이버 중에서도 평소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네이버 이미지 검색’인데요. 최근 UI를 포함 전반적인 개선이 이뤄져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기존 네이버 이미지 검색은 ‘그저 포탈 사이트 검색 결과 중 이미지를 모았다.’ 의 느낌이었다면 개선 후의 이미지 검색은 ‘더 많은 이미지를 보여주고 추천해주는’ 느낌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보도자료 내용을 살펴보면..! “이에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이미지를 탐색해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영감을 얻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도록 이번 개편을 진행했다고 8일 설명했다.(보도자료에서 발췌)” 라고 밝힌 바 있죠. 그래서인지 검색 결과를 통해 다음 이미지를 찾아갈 수 있는 영역을 리스트 내에 많이 삽입한 모습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이너하게 저작권 이슈가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에 따라 검색 결과 옵션에 ‘CCL’, ‘출처’ 등 영역의 선택지가 꽤 추가되었고, ‘상세검색’에서 추가적인 키워드 검색을 더 입력할 수 있도록 변경하며 검색 고도화를 위한 노력도 살펴볼 수 있었어요.

이번 개편안을 살펴보고나니 앞으로 네이버가 이미지 결과를 토대로 어떤 사업 영역을 또 확장해 나갈 수 있을까 궁금하고, 이미지 검색결과로 다른 산업군의 매출증대 등의 사이드 이펙트는 뭐가 있을까… 등등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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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첫 번째 뉴스레터 안내!

연말결산 특집 이후, 2주간의 휴식기를 거쳐 이번주 목요일! 드디어 올해 첫 뉴스레터가 발행 될 예정입니다. 주제는 ‘루틴 생성’에 도움이 되는 6개 앱을 자세히 뜯어보는 내용이에요! 아직 구독 전이라면, 지금 바로 구독하고 루틴 서비스 관련 내용이자, 올해의 첫 번째 뉴스레터를 메일로 편하게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