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기능을 사용하는데 있어 로그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신규 사용자라면 로그인 전, 회원가입이 필요한 경우가 있죠. 이때 로그인 수단만을 띄워주는게 아니라 왜, 로그인을 해야 하는지! 로그인을 하면 사용자에게 어떤 이득이 있는지를 자신들만의 언어로 명확하게 설명해주는 점이 아무래도 회원가입이라는 ‘전환’을 만들어내는데 더 유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화면에서 우린 회원가입 및 로그인이 땡길까?


위 이미지 왼쪽은 ‘신세계 모바일 앱’, 오른쪽은 ‘웨딩북 모바일 앱’의 화면으로 이 둘 역시 로그인을 하지 않고는 주요 기능들을 사용할 수 없는데요! 재밌는 점은 회원가입과 로그인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접한 문구였습니다. 신세계 모바일앱은 하단 애니메이션을 활용, 맞춤 쇼핑 뉴스를 확인하고 싶으면 로그인을 하라는 문구로 특정 행동을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웨딩북은 D-Day를 설정하려고 날짜입력을 선택하는 순간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라는 별도의 화면을 만날 수 있었죠. 신세계 사례에서는 혹-했지만, 웨딩북에서는 귀찮음이 느껴졌습니다. 

어떤 기능을 사용하는데 있어 로그인이 필요해! 라고 사용자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와, 로그인을 하면 이런 점이 좋아! 라고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에는 분명 많은 차이가 존재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습니다. 물론, 그 기능 자체가 사용자에게 꼭 필요하다면 별다른 문구가 없어도 로그인을 하고 회원가입을 하겠지만 이 과정이 없이도 서비스를 쓸 수 있다는 것을 눈치채거나, 일단 둘러보는 것이 목적이라면 신세계 모바일앱과 같이 특정 순간에 이유와 함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더 유리하지 않을까요? 

위 사례를 시작으로, 담당하고 있는 프로덕트도 조금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고 더 많은 사례들을 찾아봤습니다. 오늘은 그 중 일부를 다시 정리하여 서비스들이 로그인과 회원가입 화면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합니다.

맛집을 찾아서!

먼저, 제 기준으로 배달 서비스와 함께 사용 빈도가 높은 ‘맛집’ 관련 모바일 앱 사례를 살펴봤습니다. 다이닝코드, 망고플레이트, 식신, 현대카드 마이메뉴 중 하나는 이 글을 보는 분들의 기기에도 하나쯤 설치되어 있을법한 서비스입니다.

로그인 수단이나 화면 구성을 논하기 전 우리가 생각해봐야 할 것은 바로 ‘서비스의 성격’입니다. 이에 따라 로그인 상태에 따른 서비스와 기능의 사용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뒤에 나올 사례 중 하나지만 타다, 카카오 택시 등은 호출 전 호출하는 사람의 정보가 필요하기에 회원가입과 로그인이 필수로 들어가야 합니다. 하지만 맛집 서비스의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 ‘둘러보는’ 것이 먼저일 뿐 회원가입을 해야할 필요성을 쉽게 인지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위 네 서비스는 모두 회원가입과 로그인 없이도 ‘둘러보기’가 가능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또 소셜 로그인을 기본 회원가이, 로그인 수단으로 제공하고 있죠. 다른 점이 있다면 ‘로그인/회원가입’ 화면을 만나게 되는 타이밍인데요. 다이닝코드와 망고플레이트는 실행하자마자, 식신과 마이메뉴는 사이드 메뉴나 설정 화면 등 특정 화면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첫 화면에서 로그인/회원가입을 만나게 되었을 때 사용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유’입니다. 이유에는 혜택이 포함될 수도 있고, 서비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포함될 수도 있죠. 다이닝코드는 ‘빅데이터’ 기반의 맛집 검색이라는 서비스 컨셉과 함께 회원가입 시 누릴 수 있는 혜택을 화면 내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이닝코드는 별다른 설명이 없네요. 식신과 마이메뉴 역시 회원가입 화면 내 문구를 삽입해두었는데, 식신은 5초만에- 라는 내용으로 빠른 회원가입이 가능하다는 점을 마이메뉴는 북마크, 리뷰 작성, 예약 등을 회원가입과 동시에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배달이 필요해!

배달 서비스는 어떨까요? 우리가 배달 주문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소’입니다. 주소만 정확히 입력하면 배달이 잘못 될 일은 없죠. 그래서 일까요. 배달의 민족, 배달통, 요기요, 푸드플라이 등은 첫 화면에서 회원가입 화면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오히려 주문 시, 간편결제를 위한 카드 등록이나 회원가입을 하면 포인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을 만나도록 설계 되어 있습니다.

맛있는 여행이라니! 배민의 센스란 역시!

오히려 재밌는 점은 첫 화면에서 공통적으로 만날 수 있는 ‘약관 동의’ 화면입니다. 주문자의 현 위치에 따라 배달 가능한 업소를 카테고리에 따라 보여줘야 하기에 위치 기반 서비스 약관이 필수로 들어가기 때문인데요. ‘UX WRITING’ 파헤치기, 첫 번째 : UX WRITING이란 무엇일까요? 에서도 언급한 내용이지만 ‘사용자가 당면한 문제와 작업을 완료하도록 도와주는 유용하고 의미 있는 텍스트를 만들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란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배달의 민족의 ‘맛있는 여행‘이란 표현은 딱딱한 약관 동의를 재치있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약관에 동의하신 후 서비스를 이용해주세요- 라는 표현보다는 더 크게 와닿기도 하고요 🙂

어디서 묵을까

다음은 여행 필수앱! 숙박 관련 서비스입니다. 여행이 아니더라도, 호캉스라던지 조금 다른 환경에서의 시간을 보낼 때 한 번쯤 둘러보게 되는 서비스들이죠. 이들 역시 앱 설치 – 첫 실행 시 회원가입 화면을 띄우지 않습니다. 사용자가 사용자 스스로가 만족할만한 숙소를 먼저 찾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야놀자의 겨우 iOS 기준 지문이나 얼굴 인식 방법으로 로그인 할 수 있다는 점이, 데일리호텔의 경우 다이닝코드, 마이메뉴와 마찬가지로 회원가입 시 제공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혜택을 통해 전환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 화면을 살펴볼 때 또 하나 비교해볼 수 있는 포인트는 가입 수단 별 ‘문구’입니다. 야놀자는 네이버 로그인, 페이코 로그인 등 ‘로그인’이란 표현을, 여기어때는 카카오톡으로 이용하기, 페이스북으로 이용하기 등 ‘이용하기’란 표현을, 데일리 호텔은 카카오계정으로 계속하기, 페이스북으로 계속하기 등 ‘계속하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같은 카테고리, 같은 화면이지만 모두 각기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 것. 

그럼, 왜 이 표현에 차이가 생겨난 걸까요? 중심에 ‘소셜 로그인’이 있습니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 등 이미 가입한 계정을 활용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기존 이메일이라면 가입과 로그인이 ‘명확히’ 구분되지만, 소셜 로그인이 생기면서 이 둘의 경계가 모호해집니다. 회원가입과 동시에 로그인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로그인이라는 표현을 계속 쓰게 되면 소셜로 회원가입은 못하는건가? 라는 의문을 불러 일으킬 수 있습니다. 물론, 요즘엔 소셜 로그인에 사용자들이 워낙 익숙해 그런 혼란이 많이 줄어들었지만요. 

요리가 하고파!

레시피 제공 및 관련 재료를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들도 회원가입이 처음부터 ‘필수’는 아니지만, 아내의 식탁과 해먹남녀는 모두 실행과 동시에 회원가입, 로그인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상으로 레시피를 단계별로 확인 수 있는 해먹남녀를 오랫동안 잘 사용하고 있는데, 이들의 첫 실행 시 회원가입 관련 화면 사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면을 상, 하단으로 크게 나누어 상단에는 해먹남녀라는 서비스에 대한 주요 특징과 기능을 스와이프 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하단에는 고정된 상태로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개를 보며, 언제든 회원가입을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아내의 식탁은 최근에 자주 들여다보는 서비스인데 상대적으로 회원가입 화면이 밋밋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동 수단이 필요해!

말도 많고, 탈도 많고 참 오랜 시간 해결될 기미가 없는- 규제에 묶여있는 대표적인 분야가 ‘이동 수단’과 관련된 곳입니다. 최근의 카카오 카풀 서비스는 물론, 콜버스의 사례가 대표적이죠. (“못 이룬 ‘버스 공유’ 모델, 언젠가 우회로 낼 수 있겠죠” – 한국경제매거진

물론 콜버스랩은 피봇을 통해 전세버스 가격 비교 서비스를 시작, 현재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어찌 되었건, 우리에게 자차가 아닌 이동 수단을 제공해주는 서비스들은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습니다. ‘공유’를 핵심 키워드로 가져가는 쏘카는 첫 실행 시 해먹남녀와 같이 서비스에 대한 소개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11,000대의 쏘카가 있습니다- 라고 시작하네요. 타다는 한줄 소개 문구와 함께 전화번호 입력(필수)을, 풀러스는 첫 실행과 동시에는 아니지만 목적지 설정 과정에서 주요 수단을 선택, 회원가입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풀러스는 ‘연결하기’라는 표현을 쓰고 있네요. 

내 방도 꾸며줘!

실내 인테리어 정보 서비스들은 (사례 기준) 모두 첫 실행 – 실행과 동시에 회원가입을 유도합니다. 오늘의집과 하우스는 서비스 내 사용자들이 등록한 인테리어 사례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는 구닥이 사용자가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스플래시 화면에 반영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이 앱에선 이런 인테리어 사례와 정보를 만날 수 있구나- 라는 사실을 텍스트 보다 더 명확하게 전달해주기 때문이죠. 

마치며,

사용자 한 명을 획득하기까지 우리가 쏟아붓는 노력은 엄청납니다. 그 사용자 획득이 앱 설치가 될 수도 있고, 회원가입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사실은 어떻게 ‘우리 사람’으로 만드느냐가 아닐까요! 해먹남녀와 쏘카가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도, 오늘의집과 하우스가 사용자가 업로드 한 사진(사례)를 활용하는 것도 모두 사용자들이 추가 행동을 할 수 있게끔 유도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한 결과물이겠죠? 우리 서비스에 있어 회원가입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해줄 수 있는지. 그 사이의 접점을 계속 찾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