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오지큐 마켓, 폰테마샵, 워치마스터, 애디터, 위자드웍스, 경향신문, NHN AD, 다코타, 튼튼영어, 크레마, 크라우디, 이스트소프트, 롯데닷컴까지. 다른 곳에서 일하지만 ‘기획’을 하는 사람들 13명이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은 대답을 전해주셨습니다 🙂

(좌)애디터 (우)위자드웍스-노바(EOS 월렛)

IT업계와 스타트업에서 기획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 중 ‘애디터‘의 CEO가 던진 메시지가 가장 인상깊었는데요. “저는 ‘기획자’가 존재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고, 그러한 고민과 일을 하는 사람이 ‘기획자’라는 것에는 동의합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기획자’라는 사람들이 굳이 없어도, ‘기획’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충분히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위자드웍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전통적 의미의 기획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이었죠. 실리콘밸리에 기획자가 있었나? 라는 질문에 물론이지, 라고 대답할 수 없는 이유와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좌)네이버 오지큐 마켓 (우)다코타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기획자’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다코타(캐시파이)기획자라는 명확한 직무보다는, PM이나 PL처럼 프로젝트 단위의 역할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는 말, 네이버 오지큐 마켓의 기획자가 언급한 ‘1명의 작은 CEO자 리더‘, 경향신문의 기획자가 “디자인을 하는 기획자, 개발을 하는 기획자, 데이터를 보는 기획자 등의 기대 역할을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라고 말한 것에서 조금 더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13명의 기획하는 사람들이 전달해준 내용들을 통해, 기획자가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그들을 통해 앞으로에 대한 준비를 어떻게 해야되는지에 대한 다채로운 시각을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앞으로 기획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기존의 생각을 바꿔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그렇게 글을 발행하고 일주일 간, 두 번째 질문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기획자의 ‘경쟁력’에 대한 내용이자,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질문. 기획자에게 꼭 필요한 플러스알파는 무엇일까, 우리가 꼭 배우고 알아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

우리의 경쟁력은 어디서부터? 무엇으로부터?

워치마스터 3년차 기획자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를 해보자면 데이터 분석과 언어가 아닐까 싶어요. 유저의 사용 패턴, 유입과 이탈 등 우리 서비스의 민낯을 그대로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분석을 하지 않는 기획자는 없을거라 생각하지만, 분석도 보는 사람의 역량에 따라 반영 여부가 달라질 수 있기에 분석부터 서비스에 반영되는 과정을 매끄럽게 진행하고 싶어요. 언어의 경우 저는 글로벌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기에 현재 가능한 영어 외 타 언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보고 싶습니다. 

튼튼영어 3년차 기획자

‘지금 써보러 갑니다’를 통해 2주에 걸쳐 두 개의 질문을 받았는데요. 기획자로서의 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조금 다른 맥락의 답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MBA’를 고려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생각해요. 문제 인식부터 해결 과정이 논리적이고 명확하다면 우리 겪는 많은 혼란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기획자이자 프로젝트 리더로 큰 그림을 그리고 전체를 조망하는 역할을 할 수 있기에 해당 직무가 잘 맞는다면 경영학 석사 쪽으로 전문성을 키우는 것도 좋겠단 생각이 드네요! 문제 인식 및 문제 해결 과정은 프로젝트 당락을 결정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사안이라 여러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고요.

경향신문 6년차 기획자

대한민국 기획자로서 이거 하나만 배운다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축구로 치면 수비도 하고 공격수에게 공도 뿌리고 골도 간간히 넣을 수 있어야 하는 올라운드플레이어의 역할을 해야 하고 국내 기업 대부분이 이런 역할 기대를 하고 있거든요. 모든 기업에서 공통된 Skill, 역할 그리고 기업의 사업분야(&BM)이 상이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공부하는 것이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다니고 있는 회사와 분야에 대한 공부도 마찬가지죠. 회사가 추구하고 있는 서비스의 방향, 그리고 경쟁사들의 전략 등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공부해야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서비스의 자생력과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저 역시 그러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요. 덧붙여 기획자는 기획서(PPT기본, XD또는 엑슈어 또는 스케치 프로토타입툴을 이용한 빠른 의사 결정), DB 구성(Front 요소와 이에 따른 BackOffice 운영에 필요한 필드), 서버위치 및 스케줄링 시간대, 분석 툴(GA, 키바나 등) 사용 및 Insight 도출, 자사 서비스 분석, 서비스의 인터렉션(타 서비스 분석 및 공부) 등 A-Z까지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획은 운영과도, 마케팅과도, 전략과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니까요!

크라우디 3년차 기획자

저는 데이터분석! 그 중에서도 사용성에 영향을 미치는 지표들을 관리하고 반영할 수 있는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중요한 건, 단순히 통계 분석 툴에서 뿌려주는 데이터를 고개를 끄덕이며 보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한 다음 단계를 그려내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상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사용자들이 서비스에 접근해 어떻게 사용하고 빠져나가는지, 목표 달성을 어떻게 하는지 등을 데이터를 통해 판단할 수 있는 역할을 기획자가 해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와 더불어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고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는 노력은 필수!

폰테마샵 3년차 기획자

기획부터 정책 수립 등의 과정을 거쳐 릴리즈까지 달려야 하는 기획자는 잘 못된 길로 빠지려는 것을 막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사용자들에게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기 전, 미끄러지는 상황이 많아 이를 막아내고 관리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한 고민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그 고민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느냐인데.. 결국 그때 그때 필요한 공부를 빠르게 해내는 일이 필요할 것 같아요. 플랫폼이 쏟아내는 정책과 디자인 가이드, 최근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사용패턴이나 화면 디자인 등. 그리고 담당하는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개발자만큼이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DB구조와 같은 기획과 밀접한 개발 지식도 함께 가꿀 필요도!

위 기획자의 옆 자리 디자이너

(기획자로 일을 하다 디자이너로 변신!) 기획자는 컨셉 구상, 분석, UX 기획, 브랜딩, 마케팅부터 대내외 커뮤니케이션까지 담당하며 서비스 전체를 총괄하게 되죠. 마치 영화 감독이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때문에 단순히 툴을 더 배우고 업무 스킬을 늘리는 것을 넘어 서비스 내 총체적인 경험을 엮어내는 컨셉과 전략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큰 맥락 안에서 각기 다른 구성요소들이 하나의 메시지를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죠. 단순한 의미의 ‘기획’은 저 역시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거기서부터 기획자들의 플러스알파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위자드웍스 5년차 기획자

지금 시점에서 기획만 하는 기획자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디자이너도 UI에 멈춰있지 않고, UX(유저 사용성)와 같인 포괄적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고 있는것처럼요. 이는 디자이너도 기획에 깊게 관여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기획 또는 기획자의 영역이 모호해지고 있는 현 시점에 기획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확장’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프로젝트 매니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인데요. 디자인, 프로그래밍 등 전문적인 직군의 구성원들과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영역에 대한 일정 지식이 필요합니다. 아무런 지식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을 때 미스커뮤니케이션이 발생할 확률이 크고, 미스커뮤니케이션은 서비스의 퀄리티를 떨어뜨리고, 일정의 딜레이로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UI/UX와 각 개발 영역에 대한 기초적인 공부는 하는게 좋습니다. 구글, 애플이 제공하는 디자인 가이드에 대한 이해와 클라이언트, 서버 등 개발 영역에 대한 기초 지식을 익힌다면 좀 더 효율적인 업무가 가능한식이죠. 여기에 Firebase와 같은 Analytics를 통해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행동을 분석할 수 있다면 더욱 효율적인 기획업무의 진행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네이버 오지큐 마켓 3년차 기획자

기획하는 개발자, 기획하는 디자이너. 사실 최근의 기획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것 같아요. 개발이나 디자인에 비해 상대정으로 허들이 낮게 비춰지기 때문이죠. 앞으로의 기획자에게 필요한 추가 포인트는 마케팅과 심리라고 생각합니다. 경영학도였고 마케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다른학문에 비해 마케팅은 지금의 흐름을 가장 빠르게 반영해야하는 학문이었어요. 그만큼 최근 트렌드를 알아야 하고 그 흐름을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해야하고 배워야합니다. 서비스의 UI 리뉴얼 사례들을 보면 그때 그때 따라가는 흐름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iOS에서는 앱스토어의 개편에 맞춰 비핸스 등이 비슷한 스타일로 바뀌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틱톡과 같은 서비스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어린 세대까지 흡수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역시 최근의 흐름을 서비스에 잘 반영했기 때문이고요. 역으로 말하자면 이는 단순히 미려함의 기준으로 기획을 진행하고 디자인 했기 때문이 아니라 마케팅 관점에서 바라보고 고민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었나 싶어요. 또 하나, 심리와 맞닿은 UX(사용자 경험)도 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는데요. 서비스가 원하는 행동을 사용자에게 긍정적으로 인식되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확실히, 앞선 질문보다 내용이 길어졌네요. 네이버 오지큐 마켓, 폰테마샵, 워치마스터 그리고 OGQ Backgrounds는 모두 OGQ라는 하나의 회사에 소속된 서비스들이며 저는 이 프로덕트를 담당하는 기획자, 디자이너들과 비슷한 내용의 이야기들을 자주 나누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추가로 진행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까 등등. 데이터 분석도 매일 같이 논의 되는 주제 중 하나이며, 위의 다양한 기획자들이 답해준 내용들도 한 번씩은 거쳐간 내용이었습니다. 당연히 하나의 정답으로 우리의 ‘다음’을 정의내릴 순 없지만, 이것도 고려해볼 수 있겠다-는 의미에선 충분히 가치가 있는 내용들이 아닐까 싶네요. 

어제부터 설문조사를 하나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8년 우리의 기획 업무’라는 이름의 리서치로, 기획자를 포함, 기획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주로 어떤 툴을 사용해 업무를 진행했을까? 위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시작하는 설문이죠. 설문의 마지막에 같은 질문을 넣어두었습니다. 우리의 다음에 대해서 말이죠.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내용은 하나의 글에 모두 담지 않고, 나눠 가기로 했습니다. 질문에 대해 추가로 전해주실 의견이 있으시다면 ‘이 곳’을 통해 꼭 남겨주세요.

그럼, 다음주에 두 번째 질문, 두 번째 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